본문 바로가기

회지/I'm obsessed

[스팁토니]I'm obsessed(1)

래 오메가들은 그 수가 알파나 베타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편이었다.

 

성별에 상관없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몸과 첫 히트사이클 이후 본딩을 맺은 알파의 명령만을 평생 따르며, 더 이상 다른 알파들의 페로몬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하여 과거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오메가들을 납치하여 신부로 삼는 일들이 빈번하게 이뤄나곤 하였다.


오메가는 희귀했고, 한번 손에 넣으면 완벽한 자기 소유가 가능한 이들이었기에 그런 그들을 사람들이 탐내는 것은 당연하였으며 오메가를 이용해 탐욕을 채우려는 이들의 모습은 지극히 드문 경우가 아니었다.


하지만 점차 세월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현저히 줄어드는 오메가에 대해 점차 조급함을 느껴갔고, 점점 그 시각들을 다르게 가지게 되어갔다.그들은 오메가라는 희귀성에 대해 보호가치를 느끼게 된 것이었다.


이미 역사 속 오랜 탄압으로 인해 전 세계에 남아있는 오메가들은 극소수에 불과해졌지만 사람들은 다양한 오메가 인권 운동을 통하여 이제는 오메가들의 문제들을 사회적 이슈로 정돈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법들이 생겨난 것조차 근래 들어서 일뿐이었다.


토니가 어릴 적 만해도 하워드는 자신의 아들이 오메가라는 사실에 엄청난 혐오심을 들어내었고, 아들의 신변에 대해 꽤나 골머리를 쌓아야만 했다.


이대로 저택을 한발자국만 나가도 알파 없는 오메가는 사람들의 표적이 되기 쉬운 처지였다.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후계자가 그들에게 어떤 굴욕을 당하게 될지 눈에 보듯 뻔한 스토리에 하워드의 스트레스는 나날이 늘다만 갔고, 결국 그 분노는 문제의 원점인 오메가 토니에게까지 흐르게 되었다.


덕분에 토니는 오메가 따위로 태어나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 대해 심한 자괴감을 얻게 되었다. 정확히 자신이 남들과 무슨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했지만 토니는 아버지의 분노가 모두 제 탓이라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기에 토니는 본인의 문제를 아버지의 도움 없이 어떻게든 스스로 풀기를 간절히 원했다. 어쩌면 그게 토니가 오베디아에게 손을 내민 이유였을 것이었다.


유일하게 이 세상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존재.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알파.


오베디아에 대한 토니의 믿음은 상당히 깊었으며, 그리고 오베디아 역시 자신의 손에 들어오고자 하는 작은 유리구술을 마다할 이유 따위 없었다.


어느 날, 느닷없이 자신의 아들과 본딩을 맺었다는 오베디아의 발언에 하워드는 말 그대로 뒤집어져버리고 말았다. 욕설과 고성이 저택 안을 오갔으며 그 저택 안에서 토니는 이불을 뒤집다 쓴 채 피로 범벅이 되었던 자신의 하반신을 가리고자 하였다. 토니에게 첫 본딩은 고통과 공포만이 난무했던 경험이었다.


본딩의 방법은 상당히 복잡한 편이었다. 단순히 몸을 섞는 것 이외에도 두 사람의 감정이 반드시 서로를 향해 있어야만 했으며 받아들일 준비를 맞혀야만 이루어지는 결과물이었다. 제대로 된 정식 본딩 만이 아이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오메가 납치는 범죄가 아니었고, 오메가들의 의견은 그들에게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납치당한 오메가들이 아무리 상대 알파를 거부하고 감정이 맞지 않는다하더라도 일방적 본딩은 가능한 형편이었다. 적당히 두들겨 패주고 능욕해주면 제 아무리 콧대 높은 오메가라도 살고자 알파를 받아들이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한 일방적인 본딩은 비록 아이를 가질 수는 없지만 알파의 명령을 따르게 되는 순종적인 주종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 편리한 것이었다.


아직 나이가 한참 어렸던 토니는 오베디아와 본딩을 맺었다하더라도 그것은 제대로 된 정식 본딩이 아닌 살고자한 일방적인 본딩에 가까웠다. 적어도 그에 대한 패널티는 돌아올지 몰라도 이제 오베디아라는 알파와의 본딩으로 인해 토니에게는 방어벽이 생긴 것이나 다름없었다.


본딩을 맺은 오메가는 알파들의 페로몬에 자유로울 수 있었다. 하다못해 베타들조차 알파의 기운에 억눌리고 느낄 수 있는 것을, 본딩을 맺은 오메가는 한번 본딩을 한 알파와의 관계를 지켜내려는 심리마냥 아무리 강한 알파의 접근에도 그 영향 범위를 피할 수 있었다.


서열을 잡는 알파들 사이 본딩을 이룬 오메가는 고개를 빳빳이 든 채 목소리를 올릴 수 있는 존재였다. 물론 그마저도 자신의 알파가 얼마나 능력이 되느냐에 따라 심리적으로 기가 눌릴 수도 있었겠지만 오베디아는 알파로서의 능력은 딸릴지 몰라도 재력 적으로나 사회적 위치로서는 훌륭한 알파였다.


하워드는 토니의 본딩 상대가 오베디아라는 점에 몹시도 거부반응을 일으켰지만 이미 한번 본딩이 이루어지면 좀처럼 끊을 수 없는 노릇이었기에 아들을 위해서라도 하워드가 굴복하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은 각종 매체를 통해 늙은 알파와 조그마한 나이어린 오메가의 결혼식을 보게 되었다.


정확히 오메가 법률이 생기기 5년 전 이야기였다.


토니는 늦게나마 생겨난 오메가 법률에 대해 특별히 화를 내지는 않았다. 오히려 늦게 생겨 다행이라고 웃어넘길 뿐이었다. 토니에게는 알파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줄 본딩 상대가 있었고, 오메가로써 그를 우대해줄 혜택들이 생겨 전보다 생활이 편해진다 였을 뿐이었다. 자신에게 이득되는 부분 이외에는, 토니에게 오메가 법률은 중요치 않는 문제에 불과했다.


그저 토니가 하는 것은 그를 향해 무기제조 반대 운동을 하는 군중들의 목소리에 대해 귀를 닫고, 오베디아의 명령에 따라 무기를 만들어 회사를 키워나갈 뿐이었다.


만약 오베디아가, 토니가 아이언맨이 되는 것에 좀 더 강경하게 명령을 내렸더라면. 로디와 페퍼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토니는 어쩌면 끝까지 오베디아의 명령을 따르며 아이언맨 아머를 오베디아에게 받쳤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토니는 오베디아의 배신을 이겨내었고, 역사상 최초로 자신의 알파를 죽인 오메가가 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토니의 행동에 대해 선악을 나누었으며 알파를 죽인 오메가라는 죄목에 대해 시끄럽게 떠들어대었다. 오베디아의 행동이 옳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알파를 죽음에서 구하지 못한 오메가도 죄가 없지 않다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꽤나 요란하기까지 그지없었다.


하지만 새롭게 신설된 법들은 오메가들의 편의에 취중 되어 있도록 개설된 것들이 대다수였다. 비록 사람들의 시선은 오메가 토니 스타크를 노려볼지 몰라도 법은 토니에게 무죄를 선사해 준 것이었다.


토니는 그런 대중들의 시선을 인식하듯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오랜 오메가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정적으로 남아있는 것에 대해 토니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도란 없었다. 그저 토니는 알파 잡아먹은 오메가라는 별칭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난 뒤, 대중들은 또 다시 토니 스타크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해졌다.


바로 토니와 오베디아와의 본딩이 끊어지지 않은 것이었다.


본래 대부분의 알파와 오메가들은 상대가 죽을 시, 그 본딩이 끊기기 대다수였지만 토니는 예외적으로 한번 맺은 오베디아와의 본딩을 놓으려하지 않았다. 마치 의지의 힘 마냥 토니는 여전히 오베디아와의 본딩을 이어나간 것이었다.


알파가 없는 오메가들은 원래라면 법조항대로 국가 소속이 되는 것이었기에, 전부터 토니 스타크를 눈독들이던 정부에서는 이때다 하며 토니를 냉큼 집어가려다 말고 아직 토니에게 본딩 남아있다는 소식에 꽤나 반발하고 나섰다. 그들이 적극적으로 토니 스타크에게 무죄판결을 내려준 이유가 무엇인데 감히 아직까지 손 하나 까딱하지 못하도록 도도하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각종 실험과 테스트를 통해 오베디아와의 남아있는 본딩을 증명해보인 토니는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했고, 덕분에 정부는 그저 입맛만 다시며 물러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 후 토니에 대한 이야기 중에는 매스컴의 표현대로 자유로워진 오메가가 추가되었다. 더 이상 명령하는 알파도 없었고, 오메가라는 각종 혜택만이 남아 토니를 감싸주고 있었으며 알파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자신만만하게 표현하는 토니의 행보에는 거침이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토니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는 신 오메가의 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거기다 알파며 베타할 거 없이 모두를 구하는 천하무적 강철 갑옷의 히어로 오메가라니. 토니는 이것도 제2의 인생이 아니냐며 베타 여자들을 옆구리에 낀 채 파티 장에서 웃음을 터트렸다. 경박한 웃음에도 토니의 말에 반박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다른 눈으로 그를 보는 이만이 있을 뿐이었다.


토니는 잘 자다 말고 갑자기 방 안 가득 들이차는 햇빛에 오만상을 찌푸렸다. 자비스를 불러 시키면 될 것을 스티브는 구태여 손으로 하나하나 커튼들을 열어 제키고 있었다. 토니가 베개에 얼굴을 묻으며 잠꼬대 소리를 내자 스티브가 엄하게 타일렀다.


"토니. 그만 일어나게. 벌써 해가 중천이야. 아침 먹어야지."

"밥 먹기 싫어. 나 아직 졸리단 말이야."

"안돼. 그러게 내가 어제 일찍 자라고 하지 않았나. 어제 또 몇 시에 잔건가?"


토니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올리며 대답을 회피했다. 물어본 게 우스울 정도로 뻔 한 대답이었다. 작게 한숨을 내쉰 스티브가 성큼성큼 다가와 시트를 확 들쳤다. 곧 토니가 앓는 소리를 내었다. 새하얀 매트리스 위 드로즈만 입고 잔 토니의 맨 몸이 아침 햇살에 그대로 비추어졌다.


스티브는 어서 일어나라고 재촉하듯 통통하게 솟은 토니의 엉덩이를 찰싹 때려주었고, 제법 아픈 슈퍼 솔져의 손맛에 토니가 짜증을 마구 내며 끝내는 꾸물꾸물 몸을 일으켰다. 한참을 더 하품과 눈가를 비비던 토니는 그제야 스티브의 복장을 확인하고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어디 나가?"

"쉴드의 임무가 있어."

"장기야?"

"사흘 뒤면 돌아 올 거야."


토니는 구태여 그럼 사흘정도는 내 마음대로 늦잠자고 불규칙한 생활리듬을 해도 괜찮겠네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저 속으로만 생각할 뿐이었다. 하지만 스티브 눈에는 다 보이는 속내였다.


"냉장고에 음식들 채워놨으니 그거 데워서 먹도록 해. 거르지 말고, 나 없다고 너무 늦게까지 놀다 자지도 마. 다녀와서 확인해 볼 거야."

"확인? 캡이 무슨 수로?"


토니가 우습다는 듯 피식 웃자 스티브는 손가락으로 천장을 가리키는 것만으로도 대답을 대신했다. 곧이어 자비스가 스티브의 대답을 일러왔다.


[로저스 씨가 다녀오시면 바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맙소사, 자비스! 니 아빠는 나야!"

[sir. 앞으로는 로저스 씨의 명령대로 행동하라 한 것은 sir입니다.]

"그거랑 이거는 다르지!"

"토니."


스티브는 자신의 아들을 빼앗았다며 툴툴거리는 토니를 달래듯 까치집이 된 토니의 머리를 다듬어주었다. 햇빛을 등진 채 부드럽게 웃음 짓는 스티브의 미소에 토니는 순간 말을 빼앗기고 말았다.


토니가 얌전해지는 기색을 보이자 스티브는 착하다 칭찬이라도 해주듯 몇 번 더 머리를 토닥이고는 다서 식기 전에 아침을 먹으러 가자고 토니를 끌어당겼다. 얌전히 스티브에게 끌려가며 토니는 입을 비죽 내밀면서도 쑥스럽게 붉어진 뺨을 가리려했다.


본딩이 끊기지 않은 오메가의 방에 본딩 되지 않는 알파가 허락 없이 들어오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었지만 토니는 굳이 그것이 문제라고 인식하려하지 않았다. 어차피 더 이상 자신의 본딩 알파는 존재하지 않았고, 스티브가 토니를 챙겨주는 것에는 어떤 의미 따위가 있을 리 만무한 일이었다. 토니는 알파 잃은 오메가를 돌봐주듯 자신을 챙겨주는 스티브의 보살핌을 굳이 거부하지도, 그 이유를 찾으려 하지도 않았다.


페로몬에 현혹되지 않는 전 세계에 단 하나뿐인 알파와 오메가 친구. 토니는 자신과 스티브의 관계를 그렇게 정의 내렸다. 스티브의 의견도 없이.

 

§ § §

 

토니는 자비스가 알려온 소식에 짧게 혀를 찼다.


"한동안 꽤나 귀찮겠네."


지난번 빌런과의 전투에서 유독 흥분한 헐크가 공공시설을 개 박살 낸 점에 대해 정부 측에서 어지간히도 화가 난 모양이었다.


그나마 배너를 청문회로 끌고 갔다가 그가 분노할 경우가 겁이나, 소환장을 보내는 게 아닌 정부 측에서 사람을 보내 직접 타워에 방문한다는 점이 예외적으로 편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자신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점이 배너에게는 자책감을 불러 일으키는 모양이었다.


"미안해요. 토니. 괜히 나 때문에."

"아니, 아니. 박사랑 초록친구가 뭐 나쁜 마음먹고 그런 것도 아닌데 그렇게 기 죽어있을 필요 있어요? 그리고 말마따나 초록친구가 부순 것보다 빌런 놈들이 부순 게 더 많은데, 어디 감히 누구한테 죄를 덮어씌우려고 하는 건지. 못된 건 히어로를 죄인 취급하는 이 자들이라고요."


토니가 일부러 비아냥거리듯 성조기를 향해 손가락을 튕겨 보였다. 아마 스티브가 본다면 뭐라 한마디 했을 행동일 테지만 옆에 있던 나타샤도 적극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토니의 의견에 동의했다.


"솔직히 헐크는 핑계고 어벤져스 타워를 출입해 우리를 찔러 보려는게 주목적일거에요."


언제나 어벤져스를 정부 소속으로 돌리기를 원하지만 그나마 그들을 통솔할 수 있었던 쉴드가 붕괴된 이후, 새롭게 건립된 쉴드가 어벤져스를 독립된 팀으로써 인정하자 정부 측에서는 눈에 불을 키고 어떻게든 그들의 꼬투리를 잡아보려는 속셈이 분명했다.


아마 타워에 와서 시끄럽게도 짖어댈 말들도 헐크보다는 어벤져스 소속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 분명할 노릇이었다. 배너는 분명 정부 측 사람이 오면 가장 앞으로 나서 자신들을 보호해주고 대변해줄 토니에게 미안한 감정이 앞섰다. 토니가 그런 배너의 사과를 가볍게 받아쳤다.


"박사. 정 그렇게 미안하면 오늘 나랑 밤새서 연구나 하러가지 않을래요? 이번에 새로 들어온 연구 장비가 있는데 이게 얼마나 성능이 죽이는지 한번 실험해 보고 싶지 않아요?"


일부러 밝은 목소리로 친근하게 토니가 윙크를 날리자 배너도 살짝 미소를 지었다.


"나야 좋기는 하지만 캡틴이 허락 해줄지는 조금 걱정이네요."

"에헤이, 여기서 캡이 왜 나와요. 어차피 지금쯤 캡은 나이지리아에서 악어 떼들과 싸우느라 바쁠 텐데, 바쁜 사람은 내버려두고 우리는 우리 할 일이나 하도록 하자고요."

[sir. 미스터 로저스께서 오늘 아침까지 만해도.]

“mute! mute!”

"저러다 나중에 또 혼났다고 싸우고, 싸웠다고 우리한테 귀찮게 하겠네."


나타샤가 소파에 몸을 푹 기대며 코웃음을 쳤다. 그러자 토니가 그게 무슨 말이냐며 발끈하려한 순간, 마침 토니의 명령에 따라 입을 다문 자비스가 타이밍 좋게 스티브에게서 온 메시지를 허공에 띄어 다시금 아까 하려던 말을 마무리 시켰다. 나타샤가 대단하다며 박수를 쳤다.


[연구도 좋지만 건강도 생각하면서 쉬엄쉬엄하게. 토니. -S]


토니의 예상행동을 미리 계산했다는 듯 타이밍 좋게 보내온 스티브의 문자에 토니는 소름이 돋는다며 팔을 쓸어내렸다. 정말로 스티브에게 지금 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있느냐는 토니의 추궁에 자비스는 침묵으로 대답을 감췄다.


"캡은 가끔 너무 마미같이 굴려하지 않아? 이렇게 일일이 간섭하려하다니, 도대체 내 나이가 몇인데."

"글쎄요? 우리 전부한테 그러기보다는 유독 한명한테만 그러는 편이기는 하죠."

"제가 스티브한테 잔소리 들어본 건 토니랑 같이 연구로 밤 샜을 때 밖에 없는걸요? 혼자 연구할 때는 잔소리 들어본 적 없어요."

"저랑 스티브가 나눈 문자는 임무 관해서밖에 없어요. 절대 저보고 건강 어쩌고 해준 적은 없다고요. 우와, 이거 생각보다 편애가 심한걸요?"

"됐어, 둘 다 그만해. 캡은 그냥 챙겨주기 좋아하는 오지랖일 뿐이라고."


토니의 단호한 대답에 슬쩍 나타샤와 배너가 약을 올리듯 시선을 교환했다. 결국 토니가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두 사람을 피하듯 배너에게 있다가 연구실 약속 잊지 말라 못을 박아두고는 서둘러 홀을 빠져나갔다. 나타샤가 그런 토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배너에게 말했다.


"난 가끔 다른 사람들이 스타크를 보고 변화의 중심이니 뭐니 떠들어 대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아요."


모든 혁신을 추구하는 토니 스타크. 미래를 달린다는 남자라는 별칭은 정작 그를 가까이 보아온 이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별칭이라 평가받을 뿐이었다. 그는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규칙이나 균형을 좋아했다.


그렇기에 자신을 뒤흔드는 변화자체를 꺼려하곤 했다. 직접 그 변화에 뛰어들기보다는 언제나 자신의 선에서 아무도 알지 못하게 변화를 끝내 평화를 이어가려는 토니의 모습은 사회에서 바라보는 토니의 시각과는 많이 달랐다. 배너는 지금의 평화에 만족하고 끝까지 이어가기를 바라는 토니의 발악을 한마디로 평가 내렸다.


"토니는 고여 있는 물을 좋아하는 물고기 같은 편이죠."


배너는 굳이 그 고여 있는 물에 본인조차 알기 힘들 정도로 서서히 다른 물을 타고 침투해 오는 상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언젠가 토니 스스로 그 변화를 늦게나마 발견하기를 바라였고, 그가 그 물에서 도망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나타샤는 절대 토니가 도망칠 수 없을 거라 장담했다. 그녀의 예리한 눈으로 보건데 그 상대는 꽤나 집요하고 틈이라고 없는 사내였기 때문이었다.

'회지 > I'm obsesse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팁토니]I'm obsessed 회지  (9) 2015.11.16
[스팁토니]I'm obsessed(4)  (0) 2015.11.16
[스팁토니]I'm obsessed(3)  (0) 2015.11.16
[스팁토니]I'm obsessed(2)  (0) 2015.11.16